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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

약물 접근성 문제와 희귀 질환 치료의 공정성: 현황, 장애물, 해결 방안

by gogobig1 2025. 4. 8.

 

1. 고비용과 규제 장벽: 희귀 질환 치료 접근성의 주요 걸림돌

약물 접근성 문제와 희귀 질환 치료의 공정성: 현황, 장애물, 해결 방안

희귀 질환 치료제는 개발 비용이 높고 시장 규모가 작아 연간 1인당 치료비가 2억 원 이상인 경우가 많습니다. 예를 들어, 척수성 근위축증(SMA) 치료제 조프겐스마(Zolgensma)는 1회 투여 비용이 21억 원에 달합니다. 영국 NHS는 2025년 기준 이 약제에 179억 원을 지출하며 재정 부담을 호소했습니다. 미국에서도 희귀 혈액암 치료제 이브루비카(Imbruvica)가 인플레이션 감소법(IRA)에 따른 가격 협상 대상에 포함되며 제조사인 AbbVie가 2.1조 원의 손실을 예상했습니다.
규제적 측면에서는 HTA(보건의료기술평가) 기준이 희귀 질환의 특수성을 반영하지 못합니다. 영국 NICE는 표준 치료 대비 효과를 입증하기 어려운 희귀 질환 특성상 HST(초고도전문치료) 프로그램을 도입했으나, 2025년 개정안에서 진입 기준을 강화해 오히려 접근성을 악화시킬 우려가 있습니다. 프랑스와 독일은 HTA 시 환자 경험을 반영하는 유연한 평가 체계를 운영하지만, 대부분의 국가에서는 경제성 평가(QALY)가 절대적 기준으로 작용해 진보적 치료의 60% 이상이 거부됩니다.

2. 글로벌 격차: 저소득국가의 치료 사각지대

WHO 보고서에 따르면, 저소득국가 희귀 질환 환자의 진단 접근율은 3% 미만이며, 치료제 공급망도 취약합니다. 가나와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진행된 시스틴증(cystinosis) 연구에서 환자의 80%가 진단 후 5년 이내 사망한 반면, 호주와 캐나다에서는 동일 질환 환자의 70%가 10년 이상 생존했습니다. 이는 냉장 보관이 필수인 약물의 공급 인프라 부재와 직접 관련이 있습니다.
유전적 다양성 또한 문제입니다. 낭포성 섬유증(CF) 치료제는 주로 백인 환자를 대상으로 개발되어 히스패닉 계층에서 효과가 낮으며, 겸형적혈구빈혈증(SCD)은 흑인 인구에서 높은 발병률에도 불구하고 연구 자금이 백인 중심 질환의 1/4 수준에 그칩니다. 2025년 발표된 IRDiRC/RDI 연구는 18개국 대상 설문에서 진단 지연 평균 7년, 치료제 부재 사례 65%를 확인하며 글로벌 공조 체계의 부재를 지적했습니다.

3. 정책적 모순: 혁신 유인 vs. 형평성 확보

각국 정부는 희귀 질환 치료제 개발을 촉진하기 위해 오퍼먼 약물 지정제도를 운영하지만, 실제 접근성은 제도 설계에 따라 크게 갈립니다. 캐나다는 2025년 4월 모든 주정부가 희귀 질환 약물 협정에 서명하며 1.5조 원의 예산을 배정했으나, 공통 목록 약제만을 우선 지원해 초극희귀질환(ultra-rare) 환자는 여전히 배제됩니다. 이탈리아는 AIFA Ascolta 헬프데스크를 통해 환자 참여를 강화했지만, 예산의 90%가 소수 질환에 집중되는 문제가 있습니다.
가격 정책도 논란의 중심에 있습니다. 유럽은 Orphan Genomic Therapies 가이드라인을 통해 윤리적 가격 책정을 촉구하나, 제약사는 R&D 비용 회수를 위해 1회 치료당 평균 4억 원 이상의 가격을 요구합니다. 2025년 MIT 연구에 따르면, 유전자 치료제 제조 비용은 70% 절감 가능함에도 불구하고 시장 독점 구조가 가격 인하를 막고 있습니다.

4. 해결 전략: 다각적 접근과 글로벌 협력

첫째, HTA 프로세스 개편이 필요합니다. 스코틀랜드 PACE 프로그램은 환자·의료진 참여를 통해 HST 평가 시 ICER(증가비용효과비) 기준을 £100,000/QALY로 완화해 12개 신약의 승인을 이끌었습니다. AI 기반 예측 모델 도입도 효과적입니다. KAIST 개발 VarNet 알고리즘은 변이 병인성 예측 정확도를 94%로 높여 HTA 불확실성을 40% 감소시켰습니다.
둘째, 공정한 가격 책정 모델 도입이 시급합니다. 유럽은 2026년까지 범유럽 유전체 치료 가격 인프라를 구축해 국가별 협상을 통일할 계획입니다. 이는 제약사의 시장 접근성을 높이는 동시에, 치료비를 GDP 대비 0.8% 이내로 유지하는 목표를 담고 있습니다.
셋째, 저소득국 지원 체계 강화가 필수적입니다. WHO는 2030년까지 10개 저소득국에 AAV 벡터 생산 허브를 설립해 현지형 유전자 치료제 개발을 지원하며, 진단 키트 보급을 통해 조기 발견율을 50% 개선할 예정입니다. 인도 제약사 젠릭스 바이오는 CRISPR 기반 치료제 SCD-CRISPR-GX를 2억 원 대로 공급해 모델 사례를 제시했습니다.
넷째, 환자 참여 확대가 필요합니다. 영국 NICE는 PPIP(환자·공공 참여 프로그램)를 통해 45개 희귀 질환 치료제 평가 시 환자 증언을 반영했고, 이탈리아는 2025년 예산법으로 환자 대표의 의사결정 참여를 의무화했습니다. 이러한 노력은 HTA의 사회적 형평성을 높이는 동시에, 진정한 환자 중심 의료를 실현할 것입니다.

결론: 공정성과 혁신의 균형 맞추기

희귀 질환 치료 접근성 개선은 단순히 의료 문제가 아닌 인권 차원의 과제입니다. 2025년 현재, 전 세계 희귀 질환의 95%는 승인된 치료제가 없으나, 유전체학과 AI의 발전으로 2030년까지 50%의 치료 가능성이 열렸습니다. 그러나 기술적 성과가 형평성 없이 분배된다면 진정한 혁신으로 이어질 수 없습니다. 정부, 제약사, 환자 단체의 긴밀한 협력을 통해 윤리적 가격 책정HTA 유연화글로벌 지원 체계를 구축해야 합니다. 모든 환자가 생명의 기회를 공평하게 누릴 수 있는 미래를 위해, 지속 가능한 정책과 혁신의 조화가 필수적입니다.
 
※ 참고 문헌

  • BIA, "Improving access to innovative medicines for rare diseases" (2025)
  • OHE, "Advancing Rare Disease Care: Challenges and Key Issues" (2025)
  • WHO, "Global Action Plan for Rare Diseases" (2025)
  • Nature, "Ethical Pricing for Orphan Genomic Therapies" (2025)
  • IRDiRC/RDI, "Barriers to Rare Disease Treatment Access" (2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