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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

환자 사례로 본 희귀 질환 극복 여정

by gogobig1 2025. 4. 8.

1. 백혈병 재발과 조혈모세포 이식: 유리(가명, 17세)의 투병기

유리는 13세 때 급성림프구성백혈병(ALL) 진단을 받았습니다. 초기 치료로 2년간 완치 상태를 유지했으나, 15세에 갑작스럽게 재발했습니다. 재발 시 생존율이 30% 미만이라는 진단에 가족은 절망했지만, 서울대병원 소아혈액종양팀은 형제의 조혈모세포 이식을 권유했습니다. 이식 전 **전신방사선치료(TBI)**와 고용량 화학요법으로 면역체계를 완전히 제거하는 과정에서 구내염과 탈모로 고통받았습니다. 이식 후 3주 차, **간정맥폐쇄증후군(VOD)**이 발생해 간수치(AST/ALT)가 정상의 10배로 치솟는 위기를 맞았습니다. 중환자실에서 혈장교환술을 5회 받으며 생사를 오갔고, 의료진은 **디펙시오트(Defibrotide)**를 투여해 간 기능을 서서히 회복시켰습니다.
이 과정에서 희귀질환 지원사업단의 후원이 결정적이었습니다. 7회에 걸친 미세잔존암 검사(MRD) 비용(총 700만 원)을 전액 지원받아 재발 위험을 관리할 수 있었습니다. 유리는 “간호사 선생님의 일기장 선물이 밤마다 두려움을 이기게 해줬어요”라며 의료진의 정서적 지원에 감사를 전했습니다. 현재 17세가 된 유리는 매월 혈액검사를 통해 완치 상태를 확인하며, 고등학교 재학 중입니다. 그의 사례는 지속적 모니터링과 경제적 지원 시스템이 생존율 향상에 기여함을 보여줍니다.

2. 선천성 근무력증후군(CMS): 해리슨 스노우(5세)의 진단 여정

해리슨은 출생 직후부터 수유 시 호흡 곤란과 근육 긴장 저하를 보였습니다. 4년간 8명의 전문의를 찾아다니며 근육 생검유전자 패널 검사를 반복했으나 원인을 찾지 못했습니다. Rare Genomics Institute와 협력해 **전장 엑솜 시퀀싱(WES)**을 시행한 결과, CHRNE 유전자 돌연변이로 인한 CMS 중 가장 희귀한 아형(전 세계 12명)이 확인됐습니다. 미국 메이요 클리닉의 신경과 전문의는 알부테롤 시럽을 처방했고, 투여 4주 만에 근력이 40% 향상되었습니다. 해리슨은 이제 식사를 스스로 할 수 있게 되었고, 30분 이상 걸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해리슨의 어머니는 “진단 전에는 하루에 10번 이상의 호흡 보조기가 필요했어요. 지금은 밤새 잠을 잘 수 있게 됐죠”라며 눈물을 흘렸습니다. 현재 해리슨은 주간 보호시설 없이 일반 유치원에 다니며 친구들과 놀이 활동을 즐기고 있습니다. 이 사례는 정확한 유전자 진단이 특정 약물의 부작용 위험을 줄이고 삶의 질을 혁신할 수 있음을 입증했습니다.

환자 사례로 본 희귀 질환 극복 여정

3. 선천성 대사이상 Arts 증후군: 넬슨 가족의 유전적 각성

루크(7세)와 클레이(2세) 형제는 X염색체 PRPS1 유전자 변이로 인한 Arts 증후군(전 세계 31명) 진단을 받았습니다. Arts 증후군은 청각 손실, 신경병증, 신장 기능 저하를 동반하는 희귀 질환입니다. 루크는 3세 때 보행 장애가 나타났고, 클레이는 출생 시부터 신장 크기가 정상의 50%에 불과했습니다. iHope 프로그램을 통해 4인 가족 전체의 전장 유전체 분석을 진행한 결과, 어머니가 보인자임이 확인됐습니다.
클레이는 대사조절 치료제(SS-31 펩타이드) 투여로 신장 기능 저하 속도를 60% 늦췄고, 루크는 주 3회 물리치료로 근력을 유지 중입니다. 넬슨 가족은 희귀질환 데이터 은행에 임상 정보를 기부하며, “다른 가족들이 우리처럼 4년을 기다리지 않길 바라요”라고 말했습니다. 이들의 기여로 2025년 Arts 증후군 치료제 후보물질 2종이 신약 개발 파이프라인에 올랐습니다.

4. 희귀 망막질환(RPE65 변이): 정우(가명, 4세)의 빛을 찾은 여정

정우는 출생 시부터 시야가 좁아 장애인 등록을 했습니다. 3세 때 서울대병원 안과에서 RPE65 유전자 변이가 확인됐으며, 이는 한국에서 5번째 사례였습니다. 루쿠루스(voretigene neparvovec) 치료제는 1회 투여로 시력을 회복시킬 수 있지만, 비용이 30억 원에 달했습니다. 정우의 부모는 SNS를 통해 크라우드펀딩을 시작했고, 3개월 만에 21억 원을 모았습니다. 치료비 나머지 9억 원은 희귀질환 의료비 지원 사업으로 충당했습니다.
2025년 1월 수술 후, 정우의 시력은 0.1에서 0.5로 호전됐습니다. 어두운 곳에서도 장애물을 피해 걸을 수 있게 되었고, 어린이집에서 친구들과 그림 그리기를 즐기고 있습니다. 정우의 어머니는 “치료 전에는 유모차에서 내리지도 못했어요. 이제는 놀이터에서 뛰어다닙니다”라며 감격을 전했습니다. 이 사례는 고가 유전자 치료제 접근성 확대의 필요성을 촉구하며, 국내 첫 RPE65 치료 성공 사례로 기록됐습니다.

극복의 열쇠: 다학제적 접근과 사회적 지지

이들 사례는 ▲정확한 유전자 진단 ▲맞춤형 치료 개발 ▲경제적 지원 시스템이 결합될 때 생명을 구할 수 있음을 보여줍니다. 이건희 소아암·희귀질환 극복사업은 2025년까지 9,521명의 진단과 3,892명의 치료를 지원했으며, 희귀질환 진단 지원 사업은 유전체 검사 비용을 80% 감소시켰습니다.
그러나 여전히 전 세계 희귀질환의 70%는 치료제가 없습니다. 데이터 공유 플랫폼 구축과 신약 개발 인프라 확충이 시급합니다. 예를 들어, Arts 증후군 가족의 데이터 기여가 신약 후보물질 발굴로 이어진 사례처럼, 환자 주도 연구 참여가 중요합니다.
정책적 개선도 필요합니다. 미국 **희귀질환법(Orphan Drug Act)**은 개발 기업에 세제 감면과 독점 판매권을 부여해 신약 개발을 촉진합니다. 한국도 2025년 희귀질환 치료제 급여 기준을 완화해 12종의 신약을 보험 적용했습니다. 앞으로 글로벌 네트워킹을 통해 모든 환자가 치료의 기회를 얻는 미래를 기대해 봅니다.
 
※ 참고 문헌:

  • 서울대병원 소아혈액종양과 임상 보고서(2025)
  • 메이요 클리닉 CMS 치료 가이드라인(2024)
  • 희귀질환 데이터 은행 연례 보고서(2025)
  • 국가희귀질환지원센터 의료비 지원 현황(2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