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28일 오후 3시 25분, 서울 중구 을지로 3가역 인근 노후 상가 밀집 지역에서 대형 화재가 발생했습니다. 불은 3층 규모 상가 건물 1층 창고에서 시작돼 인근 재개발 예정지의 노후 건물들로 삽시간에 번졌습니다. 당시 건물 내부에는 가연성 물질이 많았고, 진입로가 좁아 소방대가 진화에 큰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신고 접수 약 35분 만에 대응 1단계가 발령됐고, 오후 4시 30분쯤에는 대응 2단계로 격상돼 인근 소방서 인력과 장비가 총동원됐습니다.
이 불로 70대 남성 1명이 연기를 흡입해 병원으로 이송됐고, 인근 주민 9가구 19명이 임시 대피했습니다. 다행히 대규모 인명 피해는 없었으나, 전체 74개 점포 중 48개가 소실되는 등 막대한 재산 피해가 발생했습니다. 상인들은 "하늘이 안 보일 정도로 연기가 자욱했고, 급히 컴퓨터 하나만 들고 뛰쳐나왔다"며 참담한 심정을 전했습니다. 일부 상인은 "42년 동안 장사한 곳이 하루아침에 잿더미가 됐다"고 말했습니다.
화재 진압은 밤새 이어졌고, 소방당국은 오후 8시 20분쯤 큰 불길을 잡은 뒤에도 잔불 진화 작업을 계속했습니다. 완전 진화는 12시간 반 만인 29일 오전 3시 50분에야 이뤄졌습니다. 화재로 인해 을지로 3가~4가 구간 도로가 전면 통제돼 도심 교통 혼잡도 극심했습니다. 서울시는 "차량은 우회하고, 인근 주민은 창문을 닫고 외출 시 마스크를 착용해 달라"는 재난 문자를 발송했습니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1층 창고에서 불이 시작된 것으로 보고, 정확한 화재 원인과 피해 규모를 조사하고 있습니다. 현장에서는 화재 직후 폭발음이 들렸다는 목격담도 나왔으며, 노후 건물과 재개발 지역의 안전 문제가 다시 한 번 도마 위에 올랐습니다. 이번 화재는 도심 노후 상가 밀집 지역의 화재 취약성과 안전 대책의 필요성을 절실히 보여준 사건으로 남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