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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콘클라베: 교황을 뽑는 ‘열쇠로 잠긴 방’의 드라마

by gogobig1 2025. 5.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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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13억 가톨릭 신자들의 시선이 바티칸 시국에 쏠렸습니다. 2025년 5월, 프란치스코 교황의 선종 이후 새로운 교황을 선출하는 콘클라베가 시작된 것이죠. 이번 콘클라베는 역대 최대 규모인 133명의 추기경이 참여해, 그 어느 때보다 다양한 국적과 배경의 인물들이 시스티나 성당에 모였습니다. 과연 이들은 어떤 방식으로, 어떤 분위기 속에서 새로운 교황을 뽑게 될까요?

콘클라베란 무엇인가?

‘콘클라베(Conclave)’는 라틴어 cum clave-‘열쇠로 잠긴’-에서 유래했습니다. 말 그대로, 추기경들은 외부와 완전히 차단된 채 시스티나 성당에 모여 새로운 교황을 선출합니다. 휴대폰, 인터넷, 심지어 라디오도 금지! 오직 기도와 토론, 그리고 투표만이 허락된, 세상에서 가장 비밀스럽고 엄숙한 선거가 펼쳐집니다.

이 전통은 13세기 교황 그레고리오 10세가 선출 과정의 혼란을 막기 위해 도입했습니다. 당시 교황 선출이 3년이나 걸리자, 시민들이 추기경들을 감금하고 식사도 줄여가며 결정을 압박했다는 일화가 전해집니다. 이 경험이 오늘날의 ‘열쇠로 잠근 방’이라는 콘클라베의 유래가 되었습니다.

2025년 콘클라베, 현장 속으로

이번 콘클라베는 5월 7일, 시스티나 성당에서 성대한 미사와 함께 막을 올렸습니다. 추기경들은 장엄한 행렬을 이루며 입장해, 복음서에 손을 얹고 비밀을 지킬 것을 맹세합니다. 그리고 “엑스트라 오메스!(모두 나가시오!)”라는 외침과 함께, 성당의 문이 굳게 닫힙니다. 이제부터는 오직 추기경들만이 남아 새로운 교황을 뽑는 신성한 임무에 집중하게 됩니다.

투표는 매일 최대 네 번까지 진행되며, 투표용지는 라틴어로 “Eligo in Summum Pontificem(나는 최고 교황을 선출합니다)”라는 문구가 인쇄되어 있습니다. 각 추기경은 자신이 생각하는 후보의 이름을 적어 투표함에 넣습니다. 개표와 검표, 그리고 병든 추기경을 위한 특별 투표까지 모든 과정이 철저하게 관리됩니다.

흑연기와 백연기, 그리고 ‘눈물의 방’

가장 극적인 순간은 바로 ‘연기’입니다. 투표 결과 교황이 선출되지 않으면 검은 연기가, 선출되면 흰 연기가 시스티나 성당 굴뚝에서 피어오릅니다. 수천 명의 신자와 취재진이 숨죽여 굴뚝만 바라보는 이 장면은 콘클라베의 백미죠. 2025년 첫날 저녁에도 검은 연기가 올라와, 아직 새 교황이 뽑히지 않았음을 알렸습니다.

교황이 선출되면, 그는 ‘눈물의 방(Room of Tears)’으로 이동합니다. 이곳엔 다양한 사이즈의 교황복이 미리 준비되어 있는데, 새 교황이 자신의 무게감과 책임을 실감하며 눈물을 흘리는 전통적인 장소입니다. 실제로 과거 여러 교황이 이 방에서 감격에 겨워 눈물을 쏟았다고 전해집니다.

교황 선출, 그리고 새로운 시대의 시작

최종적으로 3분의 2 이상의 표를 얻는 후보가 나오면, 그에게 교황직 수락을 묻고, 새 교황은 자신만의 이름을 선택합니다. 그리고 곧바로 성 베드로 대성당의 발코니에 서서 “하베무스 파팜!(우리에게 교황이 있습니다!)”라는 선언과 함께 전 세계에 모습을 드러냅니다. 광장에 모인 군중은 환호하고, 새로운 시대가 시작됩니다.

콘클라베, 신비와 드라마가 공존하는 순간

콘클라베는 단순한 선거가 아닙니다. 중세의 감금과 단식, 현대의 엄격한 보안과 전통, 그리고 13억 신자들의 기도가 뒤섞인, 세상에서 가장 극적이고 신비로운 순간입니다. 이번 2025년 콘클라베 역시, ‘열쇠로 잠긴 방’에서 어떤 새로운 이야기가 탄생할지 전 세계가 숨죽여 지켜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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